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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이야기/중부

철강없는 철강도시, Pittsburgh

피츠버그는 철강도시로 유명합니다. 철강왕 카네기가 이 도시에서 철강산업을 일으켰지요. 한국 Posco(구, 포항제철)를 처음 세울 때도 정계, 재계의 대표들이 이곳에 와서 견학을 하고 갔답니다. 포항의 모델 도시로 생각했던 거지요. 그런데 미국쪽과 협조가 제대로 되지 않아 결국은 일본의 도움을 받았다고 하더군요. 대일청구권 자금을 갖고 포항제철을 세우게 된거지요.

다시 피츠버그 얘기로 돌아가면, 피츠버그는 '카네기'의 도시입니다. 대학, 뮤지엄, 뮤직홀, 거리 등등 카네기 이름이 들어간 곳이 무지하게 많습니다. 그렇지만, 피츠버그에는 카네기 말고도 꽤나 알려진 이름들이 많습니다. 먼저 '하인츠'...케첩의 그 하인츠입니다. '앤디워홀'...팝 아트의 거장이 또 이 도시 출신입니다. '포스터'...오 수재너로 유명한 미국 국민작곡가입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친숙한 피츠버그 스틸러스의 한국계 스타 '하인즈 워드'도 이 도시의 스타이지요 ^^*


Duquesne Incline을 타고 올라가 본 피츠버그 중심가의 전경입니다. (주소: 1197 West Carson St., Pittsburgh, PA)


인클라인은 1800년대 말 피츠버그 출퇴근을 위해 만든 것이라고 하는데, 가격도 저렴하고 전망도 좋아 한번 올라가 볼만 합니다. 낡은 느낌이 오히려 더 정겹습니다.


위로 올라가면 피츠버그와 인클라인의 옛날 사진, 그리고 작은 기념품 샵이 있습니다. 마치 70-80년대 동네 3류 극장에서 본 듯한 풍경입니다.


멀리 왼쪽이 피츠버그 스틸러스의 홈구장 하인츠 필드입니다. 이것도 역시 케첩의 하인츠입니다.


피츠버그 대학의 배움의 전당 (Cathedral of Learning)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대학건물이라고 합니다. 저 위쪽 꼭대기까지 강의실이 있습니다. (주소: 4200 5th Ave, Pittsburgh)


배움의 전당 내부입니다. 마치 중세시대에 큰 성당에 와있는 느낌입니다. 이 안에 책상들이 있고 앉아서 공부하는 학생들이 있는데, 너무 천장이 높아 아주 썰렁해 보입니다.


지우와 엄마가 함께 점프샷을 찍었습니다. 여담이지만, 사람들이 처음에 피츠버그 대학을 줄여 '핏대'라고 했을때 많이 웃었습니다. '핏대를 올린다'는 말이 먼저 떠올라서요. 지금도 역시 핏대는 좀 이상합니다.


미국의 국민 작곡가 포스터의 동상입니다. '오 수재너', '켄터키 옛집', '스와니 강' 이런 노래들의 미국 사람들의 오랜 사랑을 받고 있지요. 배움의 전당 근처에 있습니다.


배움의 전당과 그 옆에 있는 하인츠 채플을 한 컷에 담았습니다. 피츠버그에는 카네기라는 이름 못지 않게 하인츠 이름을 딴 것들도 많습니다. 피츠버그가 철강도시인 줄 알았는데, 철강과 케첩의 도시였습니다 ^^;;


하인츠 채플의 내부입니다.


앤디워홀 뮤지엄의 입구입니다. 그리 넓지 않은 건물이지만 한 작가의 작품들로만 채워놓아 팝아트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볼만 합니다. 엘비스, 마릴린, 캠벨통 등을 테마로 한 앤디워홀의 익숙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1층 일부만 사진이 허용됩니다. (주소: 117 Sandusky Street, Pittsburgh)



앤디 워홀이 자주 소재로 삼았던 캠벨 통조림입니다. 아직도 미국 슈퍼에 가면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앤디 워홀은 미술가였을 뿐만 아니라, 영화, 음악, 작가, 사진가로도 활동했습니다. 예술의 틀을 파괴하고 새로운 예술의 영역을 개척한 혁신가였지요.


앤디 워홀의 머리스타일을 흉내내 보았습니다.


피츠버그를 떠나는 길에, 박찬호가 잠시 몸담았던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홈구장에 들렀습니다.

피츠버그를 가보기 전에는 "피츠버그 = 철강도시"라는 이미지가 너무도 강했습니다. 막상 다녀온 뒤에는 대학, 뮤지엄을 비롯해서 여러 문화인프라가 잘 갖추어져 있고, 도심도 깔끔한 공원들과 함께 깨끗하게 잘 정리되어 있더군요. 철강산업이 미국에서 일본, 이제 한국과 중국으로 주도권이 넘어간 것처럼, 피츠버그에서도 철강의 흔적은 카네기라는 이름을 빼고는 특별히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이전에 부흥했던 철강산업이 남겨놓은 유산이 교육으로, 문화로, 또 다른 분야의 산업으로 흘러 철강없는 또 다른 멋진 피츠버그를 만들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