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우리동네 이야기

소박한 초창기 정착촌 New Castle - 델라웨어의 시작

저희가 사는 윌밍턴에서 차를 타고 20분 정도 남쪽으로 내려가면 뉴캐슬이라는 도시가 나옵니다. 델라웨어강 하구에 바다를 끼고 있는, 도시라고 하기에는 너무 작은 조용한 시골마을입니다.


뉴캐슬에 가면 초창기 미국집들과 거리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지금이랑 큰 차이가 없어보이기도 하지만, 창문 모양이나 지붕 모양에서 특색이 나타납니다.

뉴캐슬은 1600년대 중반에 네덜란드 사람들이 건너와서 정착하기 시작했고, 이후 영국이 이 도시를 차지하면서 이름을 뉴캐슬로 지었다고 합니다. 필라델피아를 건설한 윌리엄 펜이 1682년 이곳에 도착했고, 펜이 필라델피아를 건설하기 전까지 여기가 행정의 중심지였다고 합니다.

원래 델라웨어는 펜실베니아의 일부였는데, 보수적인 퀘이커 교도에 불만을 느낀 이 지역 주민들이 영국에 청원을 했고 이것이 받아들여져 1704년 델라웨어가 펜실베니아로부터 분리되었다고 합니다. 펜실베니아로부터 분리될 때 뉴캐슬을 중심으로 12miles이내가 델라웨어 영역이 되었는데, 그 덕분에 델라웨어주와 펜실베니아주의 경계는 참 묘하게 생겼습니다.


밝게 표시된 부분이 델라웨어이고, 위쪽이 펜실베니아, 왼쪽이 메릴렌드, 오른쪽이 뉴저지입니다. 그리고 원으로 되어 있는 모양의 중앙에 뉴캐슬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여기가 뉴캐슬의 중심지입니다. 작은 광장이 있고, 주변에 옛날 법원 등 오래된 건물들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 중앙광장의 법원이 펜실베니아와 경계를 나눌 때 12mile 원의 중심이었다고 합니다.


뉴캐슬의 구도서관입니다. 아담하지만 특색있는 모양입니다.


뉴캐슬에 갔던 날이 마침 추수감사절이었습니다. 미국에서는 추수감사절때 가족들이 함께 식사하는 전통이 있습니다. 이날 Jessop's Tavern이라는 콜로니얼 음식점에서 추수감사절 부페를 열어 한번 먹어보았습니다. 


칠면조와 크렌베리 소스, 여러 종류의 햄, 샐러드 등등 전통적인 추수감사절 음식을 맛볼 수 있었습니다.


맛은...한번 정도는 경험할만 합니다. 뒤쪽에 가족 단위로 온 손님이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디저트가 나왔습니다. 펌킨파이와 펌킨아이스크림... 뭐 이런 것들이었는데, 디저트라고 하기에는 너무 커서 깜작 놀랐습니다.

뉴캐슬은 대단한 구경거리가 있는 곳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미국 초창기 식민지 시절의 초창기 모습을 느낄 수 있는 좋은 곳이기도 합니다. 미국의 민속촌이라고 할 수 있는 '윌리엄스버그'에서 재현해 놓은 식민지 시대 때의 모습이 조금 인공적이라고 한다면, 이곳은 윌리엄스버그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작고 조금 어수선한 느낌도 있지만 소박하고 자연스런 느낌이 있어 좋습니다.

참, 처음에는 민속마을을 윌리엄스버그가 아니라 이 뉴캐슬에 만들려고 했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당시 주민들과 협의가 원활하지 않아 결국 버지니아로 갔다고 하네요. 뉴캐슬 주민들은 윌리엄스버그로 향하는 관광객을 볼 때마다 속이 쓰릴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