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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이야기

조금은 심심한, Shenandoah Skyline Drive

미국의 가을 단풍이 유명한 곳으로는 뉴잉글랜드 지방이 첫손 꼽히고, 버지니아에 있는 섀난도 국립공원도 꽤나 많이 추천되곤 합니다. 섀난도는 존 덴버의 "Take me home country road"라는 노래에도 나오는데, "Almost heaven, West Virginia, Blue Ridge Mountains, Shenandoah River"라는 노래 가사를 들으면 이 부근이 참 전원적이고 아름답겠구나는 생각이 듭니다.

섀난도 국립공원은 우리 가족이 살고 있는 델라웨어 윌밍턴에서는 3시간 반 정도 걸리는 곳으로 부지런하면 당일로도 다녀올 수 있고, 워싱턴이나 섀난도 뒤편 루레이 동굴(Luray Caverns)을 엮어서 1박2일로 느긋하게 다녀올 수도 있습니다. 특히, 섀난도 국립공원은 Skyline Drive로 유명합니다. 섀난도 리버 오른쪽의 블루리지 마운틴 능선을 따라 자동차 도로가160km 이상 이어지면서 멋진 산의 경치를 감상할 수 있거든요. 

스카이라인 드라이브는 입구가 몇군데 있는데 북쪽에서는 Front Royal로 진입하면 됩니다. 95번 고속도로를 타고 워싱턴까지 갔다가, 워싱턴 외곽고속도로(495번)에서 서쪽으로 방향으로 빠져, 다시 66번 고속도로를 타고 1시간 10분 정도 더 간 뒤 55번 국도로 빠지면 바로 프론트 로얄이 나옵니다. 주소로는 700 South Royal Ave, Front Royal, VA를 치면 쉽게 Skyline Drive입구를 찾을 수 있습니다. GPS에 따라 다르겠지만, 직접 Skyline Drive, Front Royal, VA를 입력해보는 것도 방법일 것입니다.

스카이라인 드라이브는 10월 중순이후가 피크인데, 이런 단풍철에는 프론트 로얄 어귀부터 스카이라인 드라이브를 올라가려는 차들이 줄을 섭니다. 우리 가족은 부지런을 떨어 새벽에 출발한 덕분에 줄서지 않고 쉽게 올라갈 수 있었습니다. 입장료는 차 한대당 15불인데, 일주일 동안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우거진 숲 사이로 기분 좋게 드라이브를 하다보면...


이런 경치가 나옵니다. 중간중간에 차를 대고 경치도 구경하고 사진도 찍을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이런식으로 산을 굽이굽이 올라갑니다. 숲과 산등성이 경치가 번갈아 나와 드라이브하는 맛이 납니다.

산등성이 단풍이 예쁘게 물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좋은 경치도 몇번 계속 반복되다보면 약간 시들해집니다.

스카인라인 드라이브의 특이한 점은 한번 도로에 진입하면 아무리 지겨워도 4, 50분 정도는 내려갈 수 있는 곳이 없다는 것입니다. 처음 프론트 로얄에 들어서면 211번 도로에서 한번, 33번 도로에서 한번 빠져나갈 수 있습니다. 우리 가족은 두번째 출구인 33번 도로에서 빠져나와 루레이 동굴로 향했습니다. 지우는 첫번째 나온 211번 도로에서부터 나가자고 했는데, 그래도 아쉬워서 한번 더 가보았습니다.


211번 도로 출구를 지나 더 내려가면 Big Meadow라는 곳이 나옵니다. 산 위에 넓은 초원이 펼쳐져 있는데 답답한 차안에서 나와 잠시 산책할만합니다. 사진 뒤편에 보이는 것처럼 쉼터도 있습니다.

 

 

사진을 잘 찍으면 좀 멋있게도 보일 것 같은데....아무튼 대단히 멋지지는 않습니다.

미국 사람들의 눈에는 섀난도 국립공원이 어떻게 비추어지는 지는 잘 모르겠지만, 제 눈에는 조금은 심심한 곳이었습니다. 우리나라의 깎아지른 듯한 기운찬 산세에 익숙해져 있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둥글둥글한 섀난도의 산세는 너무나 평범하고 밋밋해 보였거든요. 단풍구경을 간다면 좀 멀더라도 역시 북쪽의 뉴잉글랜드 지방을 가는 것이 좋겠다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