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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이야기/동부

꿈꾸는 항구도시, Baltimore

볼티모어는 메릴랜드에서 가장 큰 항구도시입니다. 한때 미국 동부에서 가장 큰 항구였고, 볼티모어 이너하버로 입국하는 이민자 규모는 미국에서 두번째였다네요. 특히, 1800년대 초반부터 볼티모어는 대륙철도 건설의 시발점이 되면서 항구와 시너지를 만들어내며 공업도시로 크게 발전했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중공업이 사양화되면서 볼티모어도 침체를 겪는데, 1950년대에 비해 볼티모어 시티의 인구는 1/3로 줄었다고 합니다. 2010년 현재, 볼티모어 자체의 인구는 62만명, 광역 볼티모어의 인구는 270만명입니다. 클리블랜드와 비슷한 스토리네요. 

1. 이너하버(Inner Harbor) 지역

볼티모어는 1970년대부터 볼티모어의 중심지인 이너하버(Inner Harbor)를 재개발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이너하버에는 낡고 버려진 집들도 가득했다네요. 이너하버가 재개발되면서 국립수족관이 들어서고, 볼티모어 오리올즈(MLB)와 볼티모어 레이번즈(NFL) 구장이 이곳으로 옮겨왔습니다. 각종 쇼핑몰이 생기고 이전에 있던 건물들이 새로운 용도로 재탄생했습니다.

원래는 공장이었던 건물이 하드락카페로 탈바꿈했습니다. 뒤로 공장굴뚝들이 보입니다.

이 건물은 원래 철도와 전기회사였나 봅니다.

이너하버에서 사람들이 가장 자주 찾는 곳은 국립수족관(National Aquarium)입니다.(사이트: http://www.aqua.org/) 국립수족관에는 돌고래쇼와 상어관을 비롯해서 각종 해양생물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건물도 멋지고, 전시관도 깔끔하고, 동식물 등도 다양해서 한번쯤 가볼만합니다.

입장료는 돌고래쇼와 4D 영화를 볼 것인지에 따라 차이가 나는데, 어른은 25~30불, 어린이는 20~25불 정도를 생각하면 됩니다. 돌고래쇼는 씨랜드처럼 화려한 쇼를 기대하고 가시면 100% 실망할 것입니다. 그냥 귀여운 돌고래들의 재롱잔치 정도라고 할까요? 4D 영화는 그때그때 프로그램이 다른데, 우리 가족은 북극 펭귄에 대한 짧은 영화를 보았습니다. 극장안에서 눈도 내리고 바람도 불고...하지만 재미는 별로..였습니다. 주차는 국립수족관 웹사이트에서 할인쿠폰을 출력해가면 할인해주는 인근 주차건물에서 하면 됩니다.

정면으로 보이는 것이 하드락카페, 오른쪽 배 뒤에 보이는 유리건물이 국립수족관입니다.

국립수족관 건물입니다. 보통 이 유리건물 맨위층에는 특별관이 열립니다(저는 호주전과 동부해안생물전을 보았습니다).


이너하버에는 여러가지 배와 잠수함들을 전시해 놓고 있는데, 소정의 입장료를 내면 들어가서 구경할 수도 있습니다.


돌고래쇼입니다. 미리 시간을 확인하시고 먼저 가서 자리를 잡아야 합니다.

돌고래들이 첨벙대는 물도 좀 맞고, 이런 귀여운 표정도 표려면 앞에 앉아야 겠지요?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니모입니다. 영화처럼 말미잘과 같이 살고 있습니다.

Camouflage(위장) 코너에 있는 물고기입니다. 자세히 보면 암석 위에 있는 물고기가 보입니다.

톱날상어입니다. 상어관에 보면 갖가지 상어가 전시되어 있는데, 이 수족관에서 빼놓지 않고 봐야할 곳중 하나입니다.

호주 특별전에서 보았던 거북이입니다.

수족관에서 이너하버 쪽의 건물들을 보고 찍었습니다. 이너하버는 건물들도, 길도 깔끔합니다. 그렇지만, 이너하버 밖으로 나가면 약간 좀 겁날 정도로 슬럼가가 많습니다. 주유소나 편의점 같은 곳의 점원들은 방탄유리가 있는 철장 안에 있습니다. 여기가 참 위험한 곳이구나 싶지요.

수족관 뒷편으로 갔더니 갈매기들이 나무위에 하나씩 나란히 자기집인양 앉아있네요 ^^*

수족관 건너편에서 수족관쪽을 바라본 모습입니다.

 

볼티모어 이너하버에서 또 하나 가볼만한 곳이 메릴랜드 과학센터(http://www.mdsci.org/) 입니다. (주소: 601 Light Street, Baltimore, MD) 수족관에서 하버를 보면 맞은편에 과학센터가 있는데, 공룡관, 인체관, 천문관 등 다양한 전시관과 아이들이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입장료는 어른 15불, 어린이는 12불 정도인데, 델라웨어 자연사 박물관에서 연간회원(가족회원권 55불)에 가입하면 ASTC 멤버인 이 박물관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http://www.delmnh.org/). 주차는 과학센터 근처에 있는 주차장도 이용할 수 있고, 시간제한은 있지만 주변에 스트리트 파킹을 하면 보다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습니다.

메릴랜드 과학센터 입구입니다.

때마침 패트병으로 로켓 쏘아올리기 실험을 하고 있습니다.

과학센터에 들어서면 오른쪽에 커다란 공룡관이 있습니다.

공룡관에는 공룡화석 뿐만 아니라 다양한 체험과 놀이 도구들이 있습니다.


화석을 발굴하면서 길이를 재고 있습니다.


공룡관에서 수족관을 바라본 모습입니다.


토네이도 체험과 승강기 원리와 관련한 놀이기구입니다.

 

지압침대입니다. 누워 있으면 침이 올라오는데 보기와는 달리 하나도 안아픕니다.


보는 시각에 따라 달리보이는 그림들입니다.


이너하버의 밤이 저물어 갑니다. 참 아름답습니다. 이렇게 예쁘게 반짝이는 이너하버의 불빛이 새로운 도약을 꿈꾸는 볼티모어의 희망을 상징하는 것 같습니다.

2. 포트 맥헨리 (Fort Mchenry)

이너하버가 볼티모어의 미래를 상징하는 곳이라면 포트 맥헨리는 볼티모어의 역사를 상징하는 곳입니다. 영국과의 '1812년 전쟁'에서 영국 해군을 물리치고 미국 성조기의 유래가 된 Star Spangled Banner를 휘날린 곳이 바로 이곳입니다. 신생국 미국에게 영국과의 전쟁은 상당히 부담스러운 일이었겠지요. 더군다나 새로운 수도인 워싱턴 DC까지 영국군에게 함락된 상태에서 포트 맥헨리 전투는 독립을 지키느냐 마느냐의 중대한 전투였을 것입니다. 한밤의 치열한 전투가 지나고 새벽이 밝아오는 가운데 포트 맥헨리에 나부끼는 미국 깃발을 보며 모든 미국인들이 벅차오르는 감동을 느꼈겠지요. 지금 미국 국가 '성조기여 영원하라'가 바로 그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포트 맥헨리는 윌밍턴에서 I-95를 타고가다가 볼티모어 해저터널을 지나서 바로 오른편으로 빠져 나가면 나옵니다. 주차는 무료이고 포트멕헨리를 가까이서 관람하려면 입장료(성인 7불, 어린이 무료)를 내야 합니다. 비지터 센터의 작은 뮤지엄은 무료로 관람이 가능합니다.(http://www.nps.gov/fomc/index.htm)

늘 성조기가 휘날리고 있는 포트 맥헨리입니다.

위에서 본 포트 맥헨리의 모습입니다.

1812년 전투 당시에 사용되었다는 대포 모형입니다.

영국군과의 전투 상황을 묘사한 그림입니다. 지우가 시끄러운 포성에 귀를 막고 있습니다 ㅎㅎ

멀리서 성조기가 나부끼는 모양을 보면서 감격스러워하는 사람이 있으니...

바로 Francis Scott Key입니다. 이 사람이 지은 시에 곡을 붙여 지금의 미국 국가가 되었습니다.

미국을 다니면서 늘 부러웠던 점은 자신들의 역사를 잘 보존하고 꾸며놓는다는 점입니다. 긍정적이지 않은 역사마저도 때로는 솔직하게 때로는 조금은 미화시키기도 해서... 자라나는 어린이들이 자신의 나라의 역사에 대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참 잘 꾸며놓습니다. 우리도 우리나라 곳곳에, 도시 곳곳에 아이들이 우리 역사를 보고 배울 수 있는 공간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