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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이야기/동부

희미한 노스탤지어, Alexandria

알렉산드리아는 버지니아에 위치한 강을 끼고 있는 자그마한 항구도시입니다. 1749년에 세워져 한동안 미국 남부의 무역과 정치의 중심지 역할을 했다고 합니다. 특히 노예무역의 거점 역할을 했었다고 하네요. 젊은 시절, 조지 워싱턴이 이곳에서 활동했고, 남군 총 사령관 로버트 리 장군도 어린 시절을 여기서 보냈다고 합니다.

알렉산드리아는 우리 가족이 살고 있는 델라웨어 윌밍턴에서는 2시간 반 정도 걸립니다. 별로 멀지 않은 거리지요. 워싱턴 DC와 15분 거리에 있어 거의 워싱턴 DC라고 생각해도 무방합니다. 1박 2일 정도의 코스로 알렉산드리아와 워싱턴을 한꺼번에 돌아 보는 것도 좋습니다. 시간의 여유가 좀 있으면 10여분 남쪽으로 내려가면 있는 마운트 버논을 찾는 것도 괜찮구요.

알렉산드리아는 옛날 도시답게, 아담하고 아기자기하면서 고풍스런 느낌입니다. King Street가 가장 중심이 되는 곳이고, 이 거리를 따라 걸으며 길가의 상점이나 역사적 건물들을 둘러보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삼청동길을 거니는 그런 느낌이라고 할까요? 주차는 주변에 주차건물에 할 수도 있고, 스트리트 코인 파킹도 가능합니다.


King 스트리트를 따라 포토맥 강변쪽으로 내려가면 워터프론트가 나옵니다. 강변을 따라 경치가 괜찮습니다.


가을이라 강 건너편에 단풍이 예쁩니다.


이곳 워터프런트에도 역시 갈매기가 앉아 있네요. 가까이 가도, 손가락질을 해도 어디 달아나지 않고 어딘가를 골똘히 바라보고 있습니다.



워터프런트 옆에 있는 상점에 들렸는데, 사진을 찍을 수 있게 재미있는 판넬을 만들어 놓았네요 ^^

알렉산드리아 워터프런트 옆에는 옛날에 어뢰 공장이었던 곳이 아트 센터로 탈바꿈한 토페도 팩토리 아트센터 (105 N. Union St. Alexandria, VA)가 있습니다. 건물이 3층으로 되어 있는데, 그림에서 작은 소품, 인형 등등 여러가지 공예품을 팔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인사동의 쌈지길이 연상됩니다.


각각의 상점마다 특색있는 물건들을 팔고 있습니다.


지우 뒤로 어뢰가 보입니다.


킹스트리트 주변에는 옛날 건물들이 많습니다. 인포메이션 센터나 상점 같은데 보면 이 근처의 지도를 구할 수 있습니다. 여기는 1753년 지어진 The Carlyle House 입니다.


우연히, 말로만 듣던 가스등을 발견했습니다. 대부분 전기등인데 몇군데 가스등이 남아 있더군요. 신기합니다.

 

시청건물입니다. 이 앞에서 여러대의 관광버스를 보았는데, 전부 미국인 관광객이더군요. 미국 사람들도 단체 관광을 꽤 다니나 봅니다.

 

 

킹 스트리트에 어둠이 내립니다.


상점들의 불이 하나둘 들어 오니 거리가 더 예뻐보이네요.


여기는 쵸콜렛 가게입니다. 가게도 예쁘고 맛있어 보였는데 들어가보진 못했습니다.


여기는 워싱턴 매소닉 기념관입니다 (사진은 구글에서 가져왔습니다). 조지 워싱턴이 버지니아에서 Masonic 활동을 한 것을 기념하는 건물이랍니다. 킹 스트리트를 따라 포토맥 강 반대편으로 가면 나옵니다. (주소: 101 Callahan Dr. Alexandria, VA) 우리 가족은 시간이 늦어 들어가보지는 못하고 밖에서만 구경을 했습니다.

원래 Mason은 석공을 의미하는 것인데, 이들이 길드를 조직하여 정치 및 사회 활동을 시작한 것이 Freemason운동의 시초라고 얘기들을 합니다. 이후 Mason 조직은 계몽주의적 성격을 띄며 사회 발전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일종의 사교클럽이 되었다고 합니다. 조지 워싱턴도 20세인 1752년부터 메이슨 활동을 시작했고, 이것이 결국 독립운동에 투신하게 된 뿌리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우리 가족이 알렉산드리아에 갔을 때, 미국인 관광객이 많아서 깜짝 놀랐습니다. 호텔도 사람으로 가득찼고, 어르신들이 타고 있는 관광버스 행렬도 보았습니다. 미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곳이 이런 곳이구나 싶었습니다. 아마도 미국 사람들은 우리가 삼청동과 한옥마을을 걸으며 느끼는 그런 희미한 노스탤지어를, 알렉산드리아의 킹 스트리트를 거닐면서 느끼는 것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