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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이야기/동북부/캐나다

Parisienne walkway, 몬트리올

몬트리올은 저에게는 올림픽의 도시였습니다.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양정모 선수가 우리나라 최초로 금메달을 딴 덕분에 각종 매체는 물론이고 교과서에 까지 양정모 선수의 레슬링 장면이 나왔거든요. 80년 모스크바 올림픽에 우리나라가 참가하지 않으면서 84년 LA 올림픽까지 몬트리올의 금메달 이야기는 8년이나 계속 되었습니다. 그 덕분에 저는 어릴적 한참동안이나 몬트리올이 캐나다의 수도라고 생각했었지요 ^^;;

 

몬트리올은 캐나다의 수도는 아니지만, 퀘벡주에서 가장 큰 도시입니다. 퀘벡은 프랑스의 문화와 전통을 그대로 이어오고 있는 불어 지역이고요. 지나가는 사람들도 프랑스어로 대화를 나누고, 거리 지명도 모두 프랑스어로 되어 있습니다. 캐나다이지만, 영어 지역 캐나다와는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가 있지요.

 

몬트리올 관광을 할 때 사람들이 주로 찾는 지역은 몬트리올 중에서도 올드 몬트리올입니다. 프랑스 사람인 자크 까르띠에가 캐나다 지역을 개척하기 시작했고, 그때 프랑스에서 넘어온 많은 사람들이 몬트리올에 자리를 잡기 시작했지요. 그러면서 이곳에 거리와 광장, 성당 등을 자신들의 고향인 프랑스 풍으로 꾸몄지요. 올드 몬트리올에 가면 대서양을 건너온 프랑스인들이 자신들의 고향을 얼마나 그리워하고 동경했는지 느낄 수 있습니다.

 

 

노틀담 성당입니다. 파리에 있는 노틀담 성당(주소: 100 Notre Dame st. West, Motreal, Quebec)과 이름이 같지요. 파리의 거대한 노틀담 성당을 이곳 몬트리올에 조금은 아담하게 재현해 놓았습니다.

 

노틀담 성당에서 자끄 까르띠에 광장(주소: 275 Notre Dame st. East, Montreal)으로 가는 길입니다. 석조건물 사이로 벽돌길이 놓여 있고, 양편에 아기자기하고 예쁜 상점과 식당이 늘어서 있습니다. 이곳을 걷다보면 마치 유럽의 어느 거리를 걷는 듯한 착각이 듭니다.

 

이런 작품들을 만나는 것도 거리를 걷는 즐거움 중의 하나입니다.

 

예쁜 골목길을 따라 죽 걸어오다 보면 어느샌가 자크 까르띠에 광장에 도착하게 됩니다.

 

여기가 자끄 까르띠에 광장입니다. 중간중간에 거리 공연도 펼쳐집니다.

 

지우 뒤편에 시청건물이 보입니다. 자끄 까르띠에 광장과 마주하고 있습니다.

 

시청 옆에 있는 작은 분수대입니다. 더운 여름이어서 그런지 물만 봐도 좋습니다.

 

집과 화단이 아름다운 레스토랑을 만났는데, 그날은 문을 열지 않았습니다. 아무튼 올드 몬트리올의 건물에서는 미국의 콜로니얼 스타일과는 다른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다시 노틀담 성당으로 돌아왔습니다. 이곳 근처에 있는 건물에 차를 주차해 놓았거든요 ^^  사진은 노틀담 성당 앞에 있는 Paul de Chomedey 동상인데, 1642년 몬트리올을 건설한 사람이라는 군요.

 

성당을 다니시는 분이라면, 성요셉 성당(3800 Queen-Mary Road, Montréal, Québec)도 꼭 한번 방문할만 합니다. 요셉 성인을 모시는 세계에서 가장 큰 성당이라고 하는데, 올드 몬트리올에서 20-30분 거리에 있습니다. 산중턱에 우뚝 서 있는 모습이 볼만합니다. 계단과 엘리베이터를 오르면서 성전과 전망대를 볼 수 있고, 이 성당에 관한 각종 기록을 살필 수 있습니다.

 

요셉 성인 뒤로 거대한 석조 성전이 우뚝 서있습니다. 원래 이 산에는 이렇게 큰 성당이 아니라 아주 자그마하고 초라한 성당이 하나 있었답니다. 그런데, 그 성당이 어떻게 이런 큰 성당으로 탈바꿈했을까요?

 

바로 지팡이들이 해답입니다. 원래 있던 작은 성당에는 안드레 신부라는 분이 계셨는데 그분이 목발을 짚고 산을 올라온 사람들에게 기도를 하면 지팡이를 버리고 걸어 내려갔다고 합니다. 목발을 짚고온 사람들이 버려놓은 지팡이들을 모아 놓은 것이라는데, 어디까지 믿어야 할런지... 아무튼 그 신부를 기리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힘(돈?)을 모아 지금의 거대한 성전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목발을 짚고 기어 성당에 올라오는 사람들, 안드레 신부의 강복을 받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입니다. 이 성당에는 안드레 신부의 사진과 소지품은 물론이고, 죽은 안드레 신부의 심장까지 보관되어 있습니다. 이름은 성요셉 성당이지만, 거의 안드레 신부의 성당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겁니다.

 

몬트리올을 떠나며, 꼭 보고 싶은 몇군데를 들렸습니다. 첫번째가 Habitat 67 입니다. 사실 이 건물이 몬트리올에 있는 줄도 몰랐습니다. 올드 몬트리올 강변을 거닐다 멀리 보이는 기괴한 건물을 보고 아내가 저게 뭐냐고 묻더군요. 아 저 유명한 건물이 몬트리올에 있었구나...저도 깜짝 놀라 찾아가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아파트입니다. 직육면체가 상상도 하기 힘든 모양으로 배치되어 있습니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한 집인지, 집 내부는 어떨지 도무지 상상이 가지 않습니다. 캐나다 건축가 Moshe Safdie가 맥길대학교 석사 프로젝트로 만든 작품으로  67년 몬트리올 엑스포를 위해 지어졌다고 합니다.

 

차를 멈추고 다시 가까이서 찍어보았습니다. 정말 특이합니다. 프랭크 게리의 깡통모양 건물도 볼때마다 놀라곤 하지만, 이 건물은 정말 상상 이상입니다. 이런 곳에는 누가 살지도 궁금해지더군요.

 

 

몬트리올을 떠나기 전, 올림픽 스타디움을 찾았습니다. 어릴적 TV나 책에서 몬트리올 올림픽 얘기를 할 때면 꼭 이 경기장이 나왔거든요 ^^;; 세워진지 오래된 건물이어서 그런지 사진과는 다르게 좀 많이 낡았더군요. 경기장 위로 비스듬히 올라간 구조물이 보이는데, 꼭대기에는 전망대가 있다고 합니다.

 

몬트리올은 캐나다에서도 몇손가락 안에 드는 대도시입니다. 그렇지만 대도시속에 조용히 자리잡고 있는 올드 몬트리올에 가보면 또 다른 캐나다, 아니 캐나다 속에 유럽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특히, 자크 까르띠에 광장을 중심으로 격자로 뻗어있는 벽돌길을 걷다보면 잠깐이나마 파리지엥이 된 것 같은 기분에 젖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