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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이야기

알래스카 크루즈 ② - Juneau와 Ketchikan

알래스카 크루즈라고 해서 우리가 아는 앵커리지가 있는 알래스카까지 가는 것은 아닙니다. 편도로 해서 앵커리지까지 올라가는 배도 있지만, 대부분 캐나다 서쪽에 있는 알래스카의 도시들을 거쳐 올라가서 빙하가 있는 만(Glacier Bay)을 들렸다 내려오는 코스가 일반적입니다.

1. 알래스카의 수도, 주노 (Juneau)

우리가 탄 크루즈는 가장 먼저 알래스카의 수도인 주노(Juneau)에 도착했습니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날씨에 주노항에 들어서니 이미 크루즈가 여러척 정박해 있었습니다. 산 기슭으로 물안개가 뿌옇게 피어오르고 산 꼭대기에 빙하가 쌓여 있는 모습이 마치 알프스의 어느 마을을 연상시킵니다.


우리가 탄 크루즈가 주노항으로 들어서고 있습니다. 멀리 다른 크루즈가 보입니다.


꼭대기의 빙하가 녹아내리며 길고 가느다란 물줄기를 만들어 냅니다.


사람들이 배에서 내리기 시작합니다. 주노에서 옵션 관광(Excursion)을 신청한 사람도 있고, 우리처럼 주노 시내나 돌아보려고 내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알래스카 크루즈 옵션 관광은 대부분 너무 비싸서 쉽게 신청서에 손이 가질 않습니다. 빙하 구경하기나 고래 구경하러 가기 같은 프로그램은 좀 땡기기는 했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안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차피 크루즈에서도 볼 수 있는 광경이었으니까요.


주노의 거리입니다. 멀리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알래스카 주노의 슈퍼마켓에서 우리나라 신라면과 사발면을 발견했습니다.


주노 박물관에 가보았습니다. 주노의 광산에서 금을 캤던 도구들, 알래스카 수도로서 주노의 역사 등등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입장료는 얼마 안되지만 들어가서 보면 후회합니다. 근처에 알래스카 박물관을 갔어야 하는데 아쉽습니다.

 


알래스카가 아이젠하워 대통령때 미국의 49번째 주가 되었군요.


알래스카 주청사 건물앞에 있는 곰 동상입니다. 알래스카의 상징입니다.

 

예전에 러시아 땅이어서 그런가요? 마요르시카 인형이 있는데, 이렇게 많은 수의 마요르시카는 처음봅니다.



기념품 가게입니다. 이누이트족 소녀 인형, 시베리안 허스키 인형 등이 눈에 띕니다.


이누이트 소녀들이 쓰는 털가죽 모자입니다.


다시 배로 돌아왔습니다. 이번 주노 나들이에서 지우는 펭귄 인형을 챙겼네요 ^^

2. 토템 장승의 도시, 케치칸(Ketchikan)

케치칸은 예전 이곳 원주민들이 만들어 놓은 토템 장승으로 유명한 알래스카의 도시입니다. 거리 곳곳에서 기다란 나무를 깎아서 세운 토템 장승을 볼 수 있는데, 옵션 관광을 이용하면 멀리 숲속까지 가서 장승이나 원주민의 유적 등을 볼 수 있습니다.



왼쪽의 미국을 상징하는 큰 독수리 나무조각은 최근에 만들어 놓은 것 같지요. 오른쪽 사진의 기다란 장승이 이곳 원주민의 진짜 토템 장승입니다. 진짜 이곳의 주인입니다.


가까이 가보면 대부분 장승이 이런 비슷한 모양으로 생겼습니다.


케치칸에 유명한 게 또 하나 있습니다. 바로 연어입니다. 미국에서 소비되는 연어의 상당수가 이곳 케치칸 산이라고 합니다. 우리 동네 코스트코에서 파는 연어도 케치칸 산이 많습니다.

 


케치칸은 말이 도시지 주노보다도 더 시골스러운 분위기였습니다. 오래된 낡은 목조 건물들과 시장과 상점들이 정겨운 느낌을 줍니다.

 

케치칸에서는 이런 나무계단을 많이 발견할 수 있습니다.


샌프란시스코의 케이블카가 케치칸 까지 왔습니다 ^^

주노와 케치칸, 오랫동안 알래스카 원주민들이 이 땅의 주인으로서 그들 고유의 전통과 문화를 가지고 이 땅을 지켜왔겠지요. 하지만, 미국 본토의 네이티브 아메리칸이 그랬던 것처럼, 이제 이 땅은 더 이상 그들의 땅이 아닙니다. 주노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것이 미국의 49번째 주로서의 알래스카 역사인 것처럼, 이제 아무도 이땅의 원래 주인이 누구였는지 어떤 사람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잘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그저 관광객으로 왔다가, 관광객으로 보고, 관광객으로 갈 뿐이지요. 저 역시 그런 관광객 중 한명이고요. 개인이든, 민족이든, 국가든 마찬가지 같습니다. 모든 역사가 그렇듯이 스스로 지키지 못하면 아무도 지켜주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