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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밖의 이야기

NBA 관전기 - Philadelphia 76ers vs. Miami Heat

미국의 4대 스포츠하면, NFL(미식축구), MLB(야구), NBA(농구), NHL(하키)입니다. 미국에서야 미식축구가 가장 인기있는 스포츠이겠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NBA를 가장 좋아합니다. 야구도 물론 좋아하지만 90년대 마이클 조던이 이끌던 불스왕조 시대에 NBA를 너무 좋아했기 때문에 아직도 NBA하면 가슴이 설렙니다.

요즘 미국 프로농구도 90년대 못지않게 재미있습니다. 불스왕조에 여러팀이 도전하던 90년대와는 달리, 각팀이 물고 물리는 춘추전국시대 분위기지만 그때 못지 않은 걸출한 스타들이 많습니다. 무관의 제왕 르브론 제임스(마이애미 히트), 포스트 조던 코비 브라이언트(LA 레이커스), 차세대 제왕 케빈 듀란트(오클라호마 썬더스), 불스 왕조의 재건자 데릭 로즈(시카고 불스) 등등 각자의 개성을 지닌 슈퍼스타들이 흥미있는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고 있지요.

윌밍턴에서 가장 가까운 도시인 필라델피아에는 76ers라는 농구팀이 있습니다. 1776년 미국 독립선언을 바로 필라델피아에서 했기 때문에 팀명을 76ers로 지은 것입니다. 최근 몇년간은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지만 NBA 명문구단 중의 하나입니다. NBA 챔피언십을 3차례 차지했고, '골리앗' 윌트 챔벌레인, '닥터 J' 줄리어스 어빙, 'Sir' 찰스 바클리, 'The Answer' 앨런 아이버슨이 76ers 출신입니다. 젊은 선수들을 주축으로 팀을 리빌딩해서 지난해 2011년 플레이오프에 진출했고 올해는 더 좋은 성적을 내고 있습니다.

76ers의 상대는 리그 최강팀 마이애트 히트입니다. 르브론 제임스, 드웨인 웨이드, 크리스 보쉬 등 Big 3를 만들어 지난해 우승을 노렸지만, 더그 노비츠키의 댈러스 매버릭스에게 챔피언 결정전에서 패했지요. 올해는 절치부심 다시 우승을 노리고 있고, 이날까지 동부리그에서는 시카고 불스에 이어 76ers와 함께 공동 2위에 올라있습니다. 2위지만, 마이애미에게는 만족스런 순위는 아닐 것입니다.

NBA 티켓은 마이애미 히트 같은 인기팀의 경기는 빨리 매진될 것 같아서 한달전에 필라델피아 76ers 웹사이트에 들어가  예매해 놓았습니다.  표 가격은 아주 다양한데 우리 가족은 가까이서 경기를 지켜보려는 게 아니라 NBA 경기와 경기장을 보는데 의미가 있어 거의 가장 저렴한 표로 구입했습니다. (1인당 27불)


여기가 76ers의 홈구장인 웰파고센터입니다. 윌밍턴에서 95번 고속도로를 타고가다가 필라 공항을 지나서 계속 죽 가면 다리가 나오는데 그 다리를 넘자마자 오른편으로 Exit이 있는데 그 길로 나오면 바로 웰파고센터가 나옵니다. 여기에는 웰파고센터 말고도 필라델피아 필리스(MLB)의 홈구장인 시티즌 뱅크 파고, 필라델피아 이글스(NFL)의 홈구장인 링컨 필드도 함께 있어 눈으로도 바로 보입니다.


금요일 저녁이라 차가 막힐 것 같아 집에서 일찍 출발했는데, 길이 하나도 안막혀 5시 반도 안돼서 도착했습니다. VIP석은 일찍 들여보내 주는데, 일반석은 6시가 되어야 입장을 시켜 주네요. 입장을 하니 가수와 밴드가 공연을 하고 있습니다. 야구장에서는 입장할 때 유리병과 캔음료는 제한했는데, 여기는 짐검사도 안하네요. 간식을 맘껏 가져가도 될 것 같습니다.


여기도 필리스 구장에 있었던 올드베이 시즈닝이 잔뜩 들어간 프렌치 프라이(Crab Fries)를 팔고 있습니다. 너무 짜서 이번에는 Skip.


구장이 상당히 넓습니다. 2만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실내체육관은 가장 큰 잠실이 겨우 1만여명 수용할 수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참 부럽습니다. 크기도, 시설도 우리와는 비교가 안됩니다.


전체적인 구장 전경입니다.

 

영구 결번에 찰스 바클리의 34번이 눈에 띕니다. 제가 NBA에 관심을 가졌을 때는 이미 찰스 바클리가 피닉스 선즈로 이적했을 때였습니다.

 


자유투 라인 근처에서 르브론 제임스가 몸을 풀고 있습니다. 현재 NBA 최고의 슈퍼스타입니다. 슛이면 슛, 리바운드면 리바운드, 패스면 패스...일종의 사기 유닛이죠. 하지만, 신은 공평한가요? 농구에 관한 모든 것을 그에게 부여한 신은 아직까지 그에게 우승반지만은 선사하지 않고 있습니다.


필라델피아 교향악단의 반주(전광판)와 함께, 여가수가 미국 국가를 부르고 있습니다.


경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초반, 중반까지는 마이매미가 달아나면 필라델피아가 쫓아오는 박빙의 경기가 진행됩니다.


중간중간에 쉬는 시간에 필라델피아 출신 레전드들의 영상이 전광판에 나옵니다. 위의 사진은 윌트 쳄벌레인의 경기 장면입니다. 한게임 100점 이상도 기록했던 괴물 센터였습니다.


치어리더들도 나와서 흥을 돋구는데, 꽤 잘합니다.


쿼터마다 한번씩 옷을 바꿔입고 나옵니다.

 

편안하게 독립된 공간에서 음료수가 있는 바, 대형 TV 등과 함께 경기를 관람할 수도 있습니다. 돈만 있으면요 ^^;;


또 한명의 레전드...앨런 아이버슨입니다. 180cm를 조금 넘는 키로 NBA를 평정한 역대 최단신 득점왕입니다. '농구는 신장이 아니라 심장으로 한다'는 자신의 말을 플레이로 입증했습니다. 아직도 아이버슨의 플레이를 보면 가슴이 뜨거워 집니다.


팽팽하던 경기가 점점 마이애미쪽으로 기웁니다. 르브론 제임스의 패스를 받아 크리스 보쉬가 슛을 쏩니다.


작전타임도 불어보지만 좀처럼 점수차가 좁혀지지 않습니다.


상대편이 자유투를 쏠 때 정신을 교란시키기 위해 홈팀 관중들은 무차별 야유와 갖은 액션을 취합니다. 노란 가발을 쓴 뚱뚱한 아저씨, 정말 가관입니다...헐...저 무지막지한 살을 보면 우리편까지 교란되겠습니다.

 

키스 타임이네요. 야구장보다 집중도가 높아서 그런지 훨씬 재밌습니다. 위에 점수가 보이죠? 결국 마이애미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뒤에 앉은 사람이 가족사진을 찍어주었습니다. 플래쉬가 안터져 사진이 좀 어둡네요 --;;

NBA 경기를 직접 본 느낌은 '정말 부럽다'였습니다. 국내 프로농구팀이 10개나 되지만, 구장 사정이나 팬들의 관심도는 정말 천지차이였습니다. 특히 구장의 차이는 하늘과 땅 차이 그 이상입니다. 깨끗하고 편리한 최신식 시설에 널직한 주차장까지...사람들이 즐겁게 찾아올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에 프로농구장이 얼마나 바뀌었는지 모르겠지만, 아직까지 서울 연고팀들이 만명도 수용못하는 30년 가까이된 경기장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경기를 하는 것을 보면 그 수준을 짐작하겠습니다. 참 아쉽고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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