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여행책자를 보면, 미국의 3대 미술관으로 메트로폴리탄, 시카고, 보스턴을 꼽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제 경험으로 보면 이렇게 미술관의 순위를 매기는 것처럼 쓸데 없는 일이 또 없는 것 같습니다. 워싱턴에 있는 국립미술관만해도 회화만 놓고 보면 메트로폴리탄에 뒤지지 않고, 제가 이번에 소개할 필라델피아 뮤지엄도 시카고나 보스턴에 떨어지지 않습니다. 얼마나 큰 미술관을 다녀왔냐보다도 그 미술관에 있는 소장품들을 얼마나 제대로 즐기고 왔냐가 더 중요한 것 아닐까 싶습니다.
필라델피아 뮤지엄은 고대 동서양의 유물을 비롯해서 근현대 회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소장품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제대로 즐기려면 하루 온종일이 걸리고, 주마간산식으로 본다고 해도 4시간은 족히 잡아야 합니다. 가장 인기가 많은 곳은 1층에 있는 근현대 회화관으로 로뎅의 '생각하는 사람', 고흐의 '해바라기', 세잔느의 '대수욕' 등을 비롯해서 피카소, 모네, 마네, 샤갈, 간딘스키, 몬드리안 등의 유명한 그림이 가득합니다. 참 필라델피아 뮤지엄은 매월 첫째 일요일에는 도네이션 입장이 가능합니다.
또한, 필라델피아 뮤지엄은 영화 록키로도 유명한 곳입니다. 실베스타 스탤론이 권투 훈련을 위해 아침에 조깅을 하다 마지막에 뛰어올라간 계단(거기서 뒤를 돌아보며 두 손을 들어올리지요 ^^)이 바로 필라델피아 뮤지엄의 계단입니다.
겨울 아침, 조깅을 하던 실베스타 스탤론이 마지막 마무리로 이 계단을 뛰어 올라가지요.
그러면서 뒤를 돌아보고 두손을 높이 치켜드는데, 이렇게 멀리 필라델피아 시내가 펼쳐집니다. 필라델피아 스카이라인은 영화 록키와는 좀 달라졌더군요. 70년대 영화를 찍을 때만해도 길 가운데로 보이는 시청건물이 가장 높았는데, 이제는 더 높은 건물들이 많이 들어섰네요 ^^ 가운데 난 길(벤자민 플랭클린 파크웨이)을 따라가면 로뎅미술관, 플랭클린 과학박물관, LOVE 광장, 필라델피아 시청을 만날 수 있습니다. 날씨가 좋을 때 사진을 찍으며 거리를 걷는 것도 괜찮을 듯합니다.
두 손을 치켜든 록키입니다 ^^
우리 지우는 두손을 치켜드는 대신, 점프!! 이 사진 오른쪽을 보면 '반 고흐' 전을 한다는 플래카드가 붙어있습니다. 특별전시실에서 열렸는데, 미국에서는 보기 드물게 인산인해를 이루었습니다.
정문으로 들어가면 그리스 신전과 같은 웅장한 실내에 압도되는데, 정면으로 Augustus Saint-Gaudens의 Diana (그리스 신 이름으로는 아르테미스) 상이 보이고, 천장에는 알렉산더 콜더의 모빌 Ghost가 걸려 있습니다.
여기는 반대편 후문으로 들어가는 입구인데, 사각 기둥 뒤에 붉은 태양이 그려진 그림이 보입니다. 처음에는 그냥 벽에 걸려진 장식이려니 했는데, 알고 보니 샤갈의 Wheatfield on a Summer Afternoon이라는 작품이었습니다.
바로 이 그림입니다. 신경 쓰지 않으면 그냥 지나칠 수 있습니다 ^^;;
르누아르의 소녀 그림입니다. 역시 샤방샤방합니다.
로뎅의 생각하는 사람. 생각보다 크기가 작습니다.
근현대 회화가 많이 있는 필라델피아 뮤지엄의 하이라이트 공간입니다. 이렇게 연못이 있으면 돈을 던지고 싶나봅니다. 지우도 한번...무슨 소원을 빌었을까 궁금하네요.
세잔느의 대수욕(the Large bathers)입니다.
필라델피아 뮤지엄의 대표작. 고흐의 해바라기입니다. 반 고흐전때문에 특별전시실에 있다는 설명이네요. 특별전시실은 사진 촬영이 안되서 이거라도 찍었습니다 --;;
언제봐도 독특한 앙리 루소의 그림입니다. 제목은 Carnival Evening.
투박하면서 억센 붓터치에서 힘이 느껴지는 폴 세잔느의 그림입니다. 풍경화를 이렇게 묘사해 내는 것을 보면 그림도 역시 상상력의 산물인 것 같습니다.
모네의 그림입니다. 어디가도 늘 콜렉션에 포함되어 있고, 볼 때마다 아름다운 작품들입니다.
반 고흐의 작품입니다. 반 고흐 특별전에는 꽃, 나무, 들판 등을 모티브로 한 작품들이 주로 전시되어 있던데...이건 초상화라서 빠진 것일까요 ^^;;
재클린 오나시스를 모티브로 한 앤디워홀의 작품입니다. 이보다 더 대중적이고 극적인 삶을 살아간 퍼스트 레이디가 또 나올까 싶네요. (불현듯 영국의 다이아나 비가 스쳐지나갑니다...--;;)
살바도르의 달리의 대표작 중 하나입니다. Soft Construction with a Boiled Bean (Prenomition of Civil War). 지우에게 스페인 내전의 역사를 짧게 설명해 주었지만...작품을 받아들이지는 못하는 듯합니다. 저도 이 기괴한 그림을 이해하는 것이 쉽지는 않네요.
피카소의 자화상입니다. 자기 얼굴은 그래도 멀쩡하게 그렸네요 ㅎㅎ
피카소의 드로잉들입니다. 피카소 답지요?
칸딘스키의 Littel Painting with Yellow (Improvisation)라는 작품입니다.
칸딘스키가 보면 볼 수록 좋아지는 반면, 몬드리안은 보면 볼 수록 단조로와 지네요. 너무 비슷해서요 ^^;;
미국의 대표적인 화가 Mary Cassat입니다. 가족을 모티브로 한 작품이 많더군요. 좀 있는 집안이었던 것 같습니다. 자매가 모두 화가였고, 프랑스의 별장에서 지내면서 드가와도 친분이 있었다고 하더군요.
제가 좋아하는 후안 미로. 나중에 우리집 벽에 미로 그림을 걸고 싶다고 했더니...아내 반응이...없었습니다 ^^;;
미국 화가 Duchamp의 작품입니다. 여인을 표현한 방식이 마음에 듭니다. 피카소까지 가기 조금 전단계랄까요.
토마스 에킨스라는 미국 화가의 작품인데, 유펜 의대에서 의대생들이 보는 가운데 수술하는 장면을 아주 사실적으로 묘사했습니다.
일본의 전통가옥을 재현해 놓았습니다.
여기에는 프랑스식 정원을 꾸며놓았네요.
그림과 금박 부조로 예수님의 일생을 묘사해 놓았습니다.
루벤스의 유명한 그림. 프로메테우스가 인간에게 불을 갖다준 벌로 독수리에게 간을 쪼아먹히는 장면입니다.
필라델피아 미술관에 가장 마음에 들었던 그림입니다. Camille Pissarro의 The effect of Fog라는 작품입니다. 안개속으로 비치는 굴뚝 연기와 건물, 배, 강의 묘사가 기가 막힙니다.
1층 Coat Room 근처에서 멕시코의 국민화가(민중화가?) 디에고 리베라의 그림을 볼 수 있었습니다. 사탕수수 농장에 일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묘사했습니다.
모든 뮤지엄이 마찬가지겠지만, 필라델피아 뮤지엄도 미국에 와서 처음 갔을 때와 나중에 갔을 때가 무척 달랐습니다. 그동안 메트로폴리탄, 시카고, 보스턴, 워싱턴 내셔널 갤러리 등을 거치며 아는 작가도 많아지고 아는 그림도 많아지니 미술관 관람이 훨씬 재미있고 알차졌습니다. 지난번에 갔을 때 왜 이걸 못봤지? 라는 생각을 여러번 했으니까요.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즐거운 곳이 미술관인 것 같습니다.
'뮤지엄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디언박물관 (National Museum of the American Indian) - 워싱턴 (0) | 2012.05.17 |
---|---|
미국역사박물관 (National Museum of American History) - 워싱턴 (0) | 2012.05.16 |
국립미술관(National Gallery of Art) - 워싱턴 (0) | 2012.03.26 |
뉴욕 현대미술관 (MoMA: The Museum of Modern Art) (0) | 2012.03.21 |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 (Guggenheim Museum) (0) | 2012.03.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