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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이야기/서부

엔터테인먼트 도시, Los Angeles ⑤ - 디즈니랜드, 세번째 이야기

캘리포니아 어드벤쳐는 바로 디즈니센터 맞은 편에 있습니다. 커다란 광장을 놓고 입구가 서로 마주보고 있지요. 우리 가족이 구입한 시티패스는 Hopper 입장권이어서 그날의 일정에 따라 두 공원을 오가기도 했습니다. 캘리포니아 어드벤쳐는 롤러코스터 종류를 비롯해서 스피디한 놀이기구 많습니다. 불행히도 우리 가족은 지우가 무서운 놀이기구를 싫어하는 바람에 쇼와 볼거리에 치중했습니다 --;;

첫날 저녁, World of Color를 보러 한시간전에 파라다이스 피어에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허걱... World of Color는 그냥 줄을 선다고 볼 수 있는 쇼가 아니었습니다. 이미 오전에 패스트트랙으로 표를 다 나누어 주었고, 표를 가진 사람만이 쇼를 보러 입장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차피 분수쇼 뒤에서 그냥 보면 되지 않나 싶었는데, 직원들이 다니며 뒤에 서서 보는 사람들을 단속하더군요. 결국 날씨도 춥고, 마음도 상해서 내일 보자고 철수했습니다.

아침에 캘리포니아 어드벤쳐가 문을 열자마자  World of Color 패스트트랙 표를 주는 곳으로 달려갔습니다.  World of Color 패스트트랙 표는 Grizzly River Rafting 바로 옆에 있었습니다. 잽싸게 표를 받고 나서는 느긋한 마음으로 그리즐리 리버런 래프팅 줄을 섰지요. 개장하자마자여서 인기 어트랙션이었는데도 크게 기다리지는 않았습니다.


그리즐리 리버 래프팅입니다. 둥근 에어보트를 타고 물살을 헤쳐나가는 놀이기구인데, 중간중간 물이 엄청 튀지요. 우리 가족도 뚱뚱한 미국 가족과 한 보트를 탔는데, 그 사람들 덕분에 물은 실컷 맞았습니다. 우리나라 에버랜드에도 이와 비슷한 것이 있지요.


더운 여름에는 그리즐리 리버 래프팅 주변에 있는 것만으로도 시원합니다.


그리즐리 리버 계곡으로 내려오는 길입니다. 멀리 늑대 모양의 바위가 멋집니다.


여기는 Bug's Land입니다.  'It is tough to be a Bug'이라는 3D 영화가 제법 재미있었습니다. 

Hollywood Pictures Backlot에서도 재밌는 볼거리가 많습니다. 우리 가족이 여기에 도착할 때 마침 영화 'Incredibles'의 주인공들이 도착했지요. 디즈니랜드 가기 얼마전 본 영화라고 지우가 참 반가와하더군요.


미래의 영웅들을 뽑는다고 어린이들을 불러 모으네요.


지우도 나섰습니다. 달리기도 하고, 폭탄을 던져 격파도 했지요. 결국 Hero of Tommorrow라는 스티커 하나를 얻었습니다 ^^;

이 헐리우드 픽쳐 거리에서 또 볼만한 것이 알라딘 뮤지컬입니다. 처음에는 시간에 맞춰 갔더니 겨우 3층에 앉을 수 있더군요. 너무 재미있어서 디즈니랜드의 마지막날 다시 갔습니다. 한시간 전부터 기다려서 1층에 앉아서 다시 한번 봤답니다.


첫날 3층에서 봤을 때입니다. 3층이라 좀 멀지만 그래도 뮤지컬을 즐기는 데는 지장이 없습니다.


극장이 멋지지요. 왠만한 브로드웨이 뮤지컬 극장보다 크고 훌륭합니다.


춤이면 춤, 노래면 노래, 무대장치면 무대장치... 모두 브로드웨이 뮤지컬에 손색이 없습니다. 다만, 공연시간은 45분 정도로 좀 짧습니다.


두번째 보고 나서도 또 다시 감탄했습니다. 특히, 지니의 코믹한 대사와 행동에 아이들이 다 넘어갑니다 ^^


여기는 몬스터 주식회사입니다. 모노레일 승용차를 타고 몬스터 주식회사를 한바퀴 도는데, 꼬마 아이를 잃어버렸다가 다시 되찾는 내용입니다. 별로 재밌지는 않았습니다. 더운 날씨에 시원한 실내에서 좀 쉰다는 정도..--;; 대부분의 어트랙션을 보면 줄이 짧은 만큼 재미도 없습니다 ^^;;

하지만, 예외도 있었습니다. 저와 아내가 가장 후회했던 어트랙션,  'The Little Mermaid - Ariel's Undersea Adventure' 입니다. 파라다이스 피어 앞에 있습니다. 이것도 몬스터 주식회사 처럼 만화영화 내용을 재현해 놓은 것인데, 무려 1시간 이상을 기다렸습니다. 조개껍질 모양의 모노레일을 타고 인어공주 영화의 스토리를 따라 한바퀴를 돕니다. 끝나면 허탈합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조개껍질 기차 앞에 섰습니다 --


이렇게 바다 밑처럼 꾸며 놓고 인어공주 영화의 내용을 예쁜 인형들로 재현해 놓았습니다. 엄마, 아빠와는 달리 지우는 재미있었답니다....그래 네가 재밌다면 됐다..--;;


파라다이스 피어입니다. 뒤로 미키의 펀휠(Fun Wheel)이 보입니다. 관람차처럼 보이지만 일반 관람차와는 달리 탑승한 부분이 큰 원의 회전에 따라 움직이기도 하고 툭 떨어지기도 합니다. 생각보다 재미있습니다.

우리 가족 뒤로 흰 줄이 보이는데 그 줄 안쪽이 World of Color 객석입니다. 아무리 패스트트랙을 끊었다고 해도 최소한 1시간전에는 와야 제대로 쇼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두어시간 전부터 와서 자리를 차지하고 기다리더군요...헐


어둠이 내리면서 모든 파라다이스 피어의 모든 어트랙션이 운영을 중단합니다. 앞에는 이미 사람들로 가득합니다.


월드 오브 칼라가 시작되었습니다. 디즈니 영화를 좋아하는 지우는 음악만 듣고도 이게 무슨 영화인지를 미리 알더군요. 분수를 배경으로 영화의 등장인물이 나오고 영화도 상영이 됩니다. 인어공주, 알라딘, 라이언킹, 니모를 찾아서 등등... 그야말로 환상적입니다.


이렇게 화끈한 분수쇼도 하구요...


마지막은 캐리비언의 해적을 주제로 화끈한 불쇼까지 보여줍니다. 정말 쇼란 이런 것이다...를 느끼게 해주는 쇼였습니다. 그야말로 종합예술이라고나 할까요.

 


월드 오브 칼라가 끝나고 사람들이 돌아가기 시작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디즈니랜드에 다녀와서 에버랜드와 별 차이가 없다고 하는 사람도 보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디즈니랜드에 다녀와서 왜 '디즈니'가 아이들을 사로잡는지를 눈과 귀로 느꼈습니다.

무엇보다 오랫동안 축적된 캐릭터와 스토리입니다. 다양한 캐릭터와 스토리는 놀이동산의 중요한 콘텐츠이고 아이들의 마음을 빼앗는 매개체입니다. 디즈니 캐릭터가 없다면 디즈니가 다른 놀이공원과 얼마나 차별화가 되겠습니까? 미키마우스에서 시작해서, 백설공주, 오로라공주, 인어공주, 미녀와 야수, 라이언 킹, 뮬란, 포카혼타스, 타잔...거기에 픽사를 합병하면서 토이스토리까지 한식구가 되었지요. 아이들에게 얼마나 매력적인 캐릭더들이겠습니까? 정말 시시했던 인어공주 어드벤쳐를 우리 지우가 즐겁게 볼 수 있었던 이유는 인어공주의 스토리가 지우 마음 속에 살아있고 또 그 노래들이 친숙하고 흥겨워서가 아니었을까요? 벅스라이프라는 영화가 없었다면 캘리포니아 어드벤쳐의 예쁜 곤충마을은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이고요...

예전에 제가 한국 일산에 살 때, '뽀로로와 숲속 마을 친구들'이라는 이벤트를 보고도 비슷한 걸 느꼈는데요. 그때 약간의 풍선놀이기구와 숲속 마을 미니어쳐 정도만 있었는데도 어린이들로 꽉 찼었고, 어린이들이 캐릭터를 따라 다니며 무척이나 즐거워했었습니다. 예전에 그것과 비슷한 풍선 놀이기구 이벤트가 있었는데, 훨씬 다양한 놀이기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아이들이 많지는 않았습니다. 결국, 캐릭터와 스토리의 힘인 것이지요.

그리고 또 하나 디즈니랜드에서 놀란 것은 거기에 덧붙여진 창의력과 상상력입니다. 월드 오브 컬러라는 쇼는, 라스베가스의 벨라지오 분수쇼나 일산 호수공원의 분수쇼(--;;)와는 차원이 다른 쇼였습니다. 음악에 맞춰 분수의 물줄기가 춤을 추는 것은 기본이고, 그 분수를 배경으로 영화를 틀고 영화의 스토리와 분수, 음악이 조화를 이룬다는 발상이 참으로 대단한 것이었습니다. '보면은 흉내낼 수 있지만, 보기 전에는 절대 먼저 할 수 없는 것.' 이것이 디즈니의 역량이구나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