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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이야기/동부

동부의 휴양도시, Cape May

델라웨어나 뉴저지에 있는 사람들이 여름 휴가철이면 많이 찾는다는 Cape May, 뉴저지 최남단에 있는 작은 도시로 아기자기한 빅토리아풍의 건물이 많은 것으로 유명합니다. 델라웨어 르호보스(Rehoboth) 비치에서 작은 해엽을 두고 서로 마주보고 있는 곳이지요.

 

우리 가족은 좋은 여름철은 다 지나보내고 10월말에 케이프 메이를 찾았습니다. 르호보스 비치로 내려가서 르호보스 비치에 있는 Tanger Mall에 가서 쇼핑을 좀 하고, 페리를 타고 케이프 메이로 넘어갔지요. 단풍이 있는 늦가을도 그리 나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떨어진 기온과 바람 때문에 계절을 즐기지는 못했습니다. 그날 우리 가족이 사는 델라웨어 윌밍턴에는 첫눈까지 왔다고 하던데, 겨울의 첫추위를 피한 것을 그나마 위안으로 삼아야 했지요 ^^;;

 

르호보스 비치 근처의 루이스라는 곳에서 케이프 메이로 넘어가는 페리입니다. 차 한대와 운전자 한명에 36불, 어른 1명 추가에 10불, 어린이는 5불입니다. 인터넷 예약을 하면 2불 할인해 줍니다. 루이스에서 출발해서 케이프 메이에 도착하기까지 1시간 반 정도 소요됩니다. (http://www.capemaylewesferry.com/)

 

바람도 세게 불고 날씨도 쌀쌀했지만, 출발할 때는 기분이 좋았습니다 ^^*

 

그러나, 머지않아 흔들리는 배속에서 아내는 배멀미를 하기 시작...결국 이렇게 되었습니다 --;;

 

기나긴(?) 1시간 반이 지나고, 케이프 메이에 도착했습니다. 처음 찾아간 곳은 Sunset beach (502 Sunset Blvd, cape may, nj)였는데, Atlantus호의 잔해로 유명한 곳이었습니다. 1차대전 중 건조된 Atlantus호가 이곳에 정박했다가 태풍을 만나 좌초되었는데 인양작업이 실패하여 그대로 방치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것이 이제 오히려 사람들이 와서 구경하는 장소가 되어 버렸지요.

 

실제로 가서 보면... 많이 썰렁합니다. '헐...'하는 생각이 들지요 ^^;;

 

그 다음에 찾은 곳은 Cape May Lighthouse (주소: Lighthouse Avenue, Cape May Point State Park, Cape May, NJ)였습니다. 바다를 끼고 있는 등대가 그런대로 운치가 있었습니다.

 

날씨는 쌀쌀했지만, 해변도 길고 멋졌고요. 여름철에 왔으면 참 좋았겠다 싶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이곳은 바다나 등대로 유명한 곳이 아니라, 조류서식지로 유명한 곳이었습니다. 보기에도 어마어마한 사진 장비들을 들고온 사람들이 Obsertory에 모여서 독수리, 매, 황새 등등 여러 종류의 새들을 관찰도 하면서 촬영하고 있었습니다.

 

나무 근처에 사람들이 우르르 모여 카메라를 대고 있길래 뭘까하고 저도 카메라를 갖고 몸을 들이 밀었는데, 이 사람들이 뭘 찍는지를 모르겠더군요. 알고 보니 나무 사이에 앉아 있는 Mocking Bird를 찍고 있더라구요. 저도 한번 찍어볼까 사진기를 들이대는데, 한 사람이 'Golden Eagle!'을 외치자 수십명의 사람들이 순식간에 우르르 다른 곳으로 사라져 버리더군요. 조류사진 동호회쯤 되는 모양이었습니다 ^^

 

Cape May에서 제일 괜찮았던 곳은 Washington Street Mall이었습니다. (주소: 401 Washington St, Cape May, NJ) 길지 않은 쇼핑거리였지만, 아기자기한 상점과 레스토랑이 거리 양옆을 예쁘게 꾸미고 있었습니다. 때마침 할로윈 시즌이라 중간중간의 할로윈 장식도 재미있었습니다.

 

아웃렛 쇼핑몰처럼 쇼핑거리가 많지는 않지만 독특하고 예쁜 소품을 구경할 수 있는 곳이 많아 나름 재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삼청동 거리를 다니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라고 할까요?

 

그중에서 가장 좋았던 상점이 바로 이곳, Winterwood Christmas Gift & Gallery입니다. 이곳에 들어가면 입이 딱 벌어질 정도로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장식이 가득합니다. 

 

 

이렇게 예쁜 미니어쳐 집을 비롯해서 온갖 크리스마스 장식이 상점 1, 2층에 가득합니다.

 

워싱턴 스트리트 몰 입구입니다.

 

Cape May는 처음에 얘기한 것처럼, 빅토리아풍의 집들로 유명한 곳입니다. 울긋불긋한 현란한 색깔, 지붕과 얇은 목재기둥이 있는 현관, 삼각형이나 사다리꼴 모양의 지붕, 다채로운 모양의 창문들이 그 특징이라고 하겠는데, 아무튼 이런 부실(--;;)한 묘사보다는 한번 보는게 훨씬 와닿습니다.

 

케이프메이에서 가장 유명한 건물 중 하나인 Emlem Estate입니다. (주소: 1048 Washington st, Cape May) 사실 건물은 Newport에서 봤던 별장에 비길 것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집 주변에 만들어 놓은 할로윈 인형들이 훨씬 재미있었습니다.

 

할로윈 장식을 보고 놀라는 표정을 짓는 지우. 연기력이 꽤 늘었습니다 ㅎㅎ

 

여기는 Queen Victoria Inn (주소: 102 Ocean st, Cape May, NJ) 입니다. Emlem Estate보다 작지만 이 집이 훨씬 예뻤습니다. 지금도 영업을 하는 것 같더군요.

 

해변도로를 따라 호텔과 여관들이 길게 늘어서 있습니다. 성수기때는 이런 호텔들이 피서객들로 북적이겠지요.

 

해변을 따라 늘어서 있는 빅토리아풍의 건물들을 보니까 갑자기 마이애미의 아르데코 지구가 생각이 납니다. 해변을 끼고 울긋불긋한 건물들이 줄지어 서있는 모양새가 조금 유사한 느낌도 드네요. 물론, 해변으로 보나 햇살로 보나 분위기로 보나 마이애미에 비할 바는 아니지요. 그러나 햇살 좋은 여름 휴가철에 가까운 곳에서 피서를 하고 싶은 동부 사람들에게는 케이프 메이만큼 좋은 곳을 찾기도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