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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밖의 이야기

내맘대로, 미국 건국 이야기

미국인들에게 미국 독립전쟁(The American Revolutionary War, 1775-1783)은 그들의 길지 않은 역사 속에서도 가장 빛나는 대목 중의 하나일 것입니다. 당시 세계 최강대국, 해가 지지 않는 나라 '영국'을 상대로 해서 독립을 쟁취했으니 자랑스럽기도 하겠다는 생각이 들긴 듭니다. 처음에 미국인들에게 American Revolution이라는 얘기를 들었을 때는 "잉? 왠 혁명?"하면서 좀 의아스러웠는데, 자세히 들어보니 미국 독립전쟁을 얘기하는 것이더군요. 그래서 곰곰히 생각해보니 미국의 독립이 '영국의 군주로부터 미국의 시민들이 권력을 가져온' 민주주의 혁명이기도 했겠구나 싶기도 하더군요.

미국 독립 이야기를 하면 첫머리에 많이 나오는 이야기가 the French and Indian War(1754-1763)입니다. 프랑스랑 인디언이랑 싸웠다는 이야기처럼 들리기도 하는데, 북아메리카 대륙을 놓고 영국과 프랑스(+인디언)이 싸운 전쟁입니다. 여기서 미국에 사는 식민지(Colonial) 주민들은 영국편을 열심히 들어 이 전쟁에서 영국이 승리하는데 크게 공헌하고, 미국에 대한 영국의 지배권이 크게 강화됩니다.

그런데, 영국이 미국에서만 전쟁을 한 것이 아니었지요. 식민지를 넓혀가는 과정에서, 또 프랑스나 스페인 같은 제국주의 열강들과 세계 곳곳에서 남의 땅 따먹기 싸움을 하고 있었습니다. 당연히 군비 지출도 엄청났겠지요. 영국은 미국 식민지에 새로운 세금을 부과하기 시작했습니다. 설탕 및 통화세(1764), 각종 간행물에 부과되는 인지세(Stamp Tax, 1765), 갖가지 세금을 담은 타운센드법(Townshend Act, 1767) 등을 채택했습니다.

불만이 엄청났겠지요. 미국 식민지의 대표가 참여하지 않은 영국의회에서 부과하는 세금에는 동의할 수 없다는 반발이 일어나기 시작합니다. 이른바 '대표 없이는 과세 없다(No Taxation without Representation)'는 것이지요. 타운센드법에 대한 강력한 반발은 결국 1770년 보스턴 학살과 같은 사건으로 이어지고 미국 식민지의 반영감정은 극에 달합니다. 당시 메사츄세스 의원이던 사무엘애덤스(Adams, Samuel /1722 ~ 1803)는 이 사건을 미국의 자유 쟁취를 위한 투쟁으로 평가하고, 즉각적인 영국군의 철수를 요구했다고 하네요.











보스턴 학살을 주제로 한 그림입니다. 뒤편에 메사츄세츠 주 의사당 건물이 보이네요. 프리덤 트레일을 따라가다 보면 이 현장을 만나게 됩니다. 말이 '학살'이지 학살이라고 말하기에는 과장된 측면이 있습니다.


















오른편 그림은 로드 아일랜드주에서 일어난 Gaspee호 사건입니다. 무역에 높은 세금을 매기자 밀수를 하는 배들이 늘어났고, 그만큼 영국의 단속도 강화되었습니다. Gaspee는 밀수를 단속하던 배인데 이 배가 얕은 물에 좌초되자 식민지 주민들이 이 배를 태워버리는 사태가 발생합니다. 미국 식민지 주민들의 반영감정이 얼마나 심했는지 보여주는 사건 중 하나입니다.


암튼, 영국은 미국 식민지 주민들의 불만을 잠재우려고 그동안 부과했던 세금도 철폐하고 유화책을 쓰게 됩니다. 그러나, 1773년 차 조례(Tea Act)가 통과되면서 차에 대한 세금이 올라가고 불만은 다시 불길처럼 일어납니다. 보스턴 티파티 운동이 시작되고, 동인도 회사의 배에 실려있던 차를 보스턴 주민들이 바다에 던져 버리는 보스턴 차사건(1773)이 터지게 됩니다. 영국도 강경하게 대응하면서 식민지를 억압하는 일련의 법들을 제정하는 데 이것을 통칭해서 인톨로러블 법(Intolorable Acts, 1774)라고 합니다.

미국 식민지 주민들도 가만히 앉아있을 수는 없겠죠? 대륙의회(Continental Congress)라는 것을 소집합니다. 첫번째 대륙의회(1774)에서는 영국 물품에 대한 보이코트를 결의하고 영국으로 수출을 중단합니다. 두번째 대륙의회(1775)에서는 영국 조지왕에게 세금을 내려주고 불합리한 정책을 없애줄 것을 요청하지만 거부당합니다. (이 대륙의회가 열린 도시가 첫번째 수도가 된 필라델피아입니다.) 이제 전쟁은 불가피하게 되었고, 매사츄세츠 렉싱턴과 콩코드에서 본격적인 독립전쟁을 알리는 총성이 시작됩니다(1775).


독립전쟁 당시 포스터입니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이승만 대통령이 했다는 이 말이 여기서 나온 것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1776년 7월 4일, 드디어 미국은 영국으로부터의 독립을 선언합니다. 그리고, 이 독립선언에 13개주 대표들이 서명을 합니다. 이제는 더이상 돌이킬 수 없는 길을 가게되지요.
















미국 독립에 참가한 13 colonies, 즉 13개의 식민지 주입니다. 이들이 미국의 시작입니다. 지금 미국을 생각하면 그렇게 크지는 않죠? 여기서 시작한 미국이 대륙의 서쪽으로 쭉 뻗어가나 결국 태평양까지 이어집니다.














미국 독립선언서에 서명하는 장면을 담은 유명한 그림입니다. (by John Trumbull)




미국 독립전쟁은 사실상 국제전의 성격도 띄고 있었습니다. 프랑스와 스페인, 네덜란드 등이 미국을 지원했으니까요. 영국은 네이티브 아메리칸들과 노예들을 자신들 편으로 이용하기도 했답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당시 식민지 주민들의 10-15%는 왕당파(영국편)이었다고 하네요. 실제로 5만명의 미국인이 영국편에서 싸웠답니다. 캐나다에 가면 독립전쟁 이후에 왕당파들이 캐나다로 넘어가 미국과 총을 겨눈 유적들이 많이 있습니다.

조지 워싱턴을 총사령관으로 했던 미국군은 영국군과 6년여 간의 치열한 전투 끝에 승리를 거두게 됩니다. 1781년 요크타운 전투를 끝으로 주요 전투는 끝이 나고, 1783년 파리조약을 통해 미국은 미시시피 강의 동쪽과 5대호의 남부를 가지게 됩니다. 미국의 탄생을 국제적으로 인정을 받은 것이지요.

다음은 미국 건국의 주역들입니다. 미국 사람들은 '건국의 아버지(Founding Fathers)'라고 합니다.

조지 워싱턴입니다. 독립군의 총사령관이었고, 초대 대통령을 지냈습니다. 많은 그림에서 볼이 붉게 표현되어 있어 볼 색깔로도 구별하기 쉽습니다. 마운트 버논 포스팅을 보면 좀더 상세한 이야기를 보실 수 있습니다.









토머스 제퍼슨입니다. 미국의 3대 대통령을 지냈고, 독립선언서를 작성했습니다. 제 블로그 상단의 사진을 보면 오른쪽 그리스 신전같이 기둥이 있는 둥근 돔 지붕의 건물이 제퍼슨 기념관입니다.









이 뚱뚱한 아저씨는 존 아담스입니다. 초대 부통령이자 2대 대통령입니다. 제게는 낯선 이름이었는데, 몇년전에는 이 사람의 활약상을 담은 미니시리즈도 나와 많은 인기를 끌었답니다. 꽤 중요한 역할을 했던 모양입니다.







이 아저씨는 벤자민 플랭클린입니다. 정치인, 외교관, 과학자, 철학자...하여간 다방면으로 출중한 재능을 보였습니다. 연으로 번개를 실험한 얘기나 프랭클린 자서전이 유명하고, 플랭클린 플래너로도 잘 알려져 있지요...--;; 독립전쟁 때 외교관으로 맹활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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